2016년 추운 겨울, 싸늘한 거리를 나선 시민들 사이에는 마스크를 쓰고 촛불을 들고있던 내가 있었다. JTBC의 국정농단 사건과 더불어 전 대통령 박근혜라는 인물의 불명예스러운 행위들과 밝혀지는 사건들에 내 나름대로의 소신과 분노가 겹겹히 쌓이면서 행동하기 위한 민주주의 실천을 몸소 실천해보고자 하는 의도였다. 나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비록 박근혜에게 주지는 않았지만 나의 나라, 우리의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의식을 가진 사람이 행하는 행동이 어떠했는가 어떻게 행할 것인가에 대하여 지켜볼 민주시민으로써의 권리를 행해야했고 비민주적가치를 추구했던 대통령을 탄핵으로 만들어야한다는 나의 분노는 발을 둥둥구르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모두 구치소로 넣고싶었지만 나에게는 그러한 힘도 권리도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민주주의 가치에도 위반되는 행동이었기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아니 하지 못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갔다.

 

나와같이 분노에 작금의 사태를 지켜본 사람들 역시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었으며 나는 아니 우리는 과거의 희생으로 지금 이 민주주의를 지킨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현재의 우리세대, 미래의 세대를 위해서 나가야만 했다. 부모님은 말리셨고 충돌하는 사태를 우려하셨지만 몇 주를 나가면서 그런 사태가 없었기에 안도하시면서도 조심하라고 당부하셨다. 그렇게 나는 나의 의지로 밖으로 나가 구호를 외치고 마음 속으로 다짐하며 나보다 어린 친구들을 보고 나보다 손위의 할머니, 할아버지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촛불을 꺼지지않도록 소중히 서로뭉쳐 그 의지를 실천했다. 그리고 박근혜의 탄핵과 더불어 헌법재판관으로 계셨던 분이 김이수 헌법재판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김이수 헌법재판관을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하고자 했지만 야당 특히 국민의당의 멍청한 결정과 옹고집으로 그를 소장으로 앉히지 못했다. 나는 물론 이 사태에 대해서도 분개했고 안타까워했지만 그래도 그 정치적 책임을 이들은 3년 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아니 더 가깝게 1년 뒤 지방선거에서 대가를 치룰 것임을 인지하며 분노를 속으로 삭혔다.

 

그런데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자리에 좌석시키게끔 해놓고 자유한국당 및 야당의 행보는 다시 한번 나에게 분노를 일게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물론 정파적 관점에서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께 비판을 하리라는 예상은 했지만 국정감사에 그것도 일개 국회의원과는 다른 차원의 하나의 삼권분립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분께 그런 사태를 좌석하게한 것이 마땅한 일인지에 대해 나는 의문이 든다. 아니 분개한다.

 

애당초 싫었던 것이어서 자신과의 의견이 맞지않아서 자신의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는 배치된다해서 그 사람을 무조건 배척해야한다는 생각이 국정감사에서 일상적인 업무보고조차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어느 구시대적 발상인지 모른다. 60대에게만 지지를 받고 TK에게만 인기있는 자유한국당에 소속된 사람들이 이미 구석기시대적 사고방식을 가진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 바뀐다는 사실은 기대도 안한다. 자민연부터 계보가 이어져온 한나라당- 새누리당 지금의 자유한국당이 행해온 행태 그 사이에 있어왔던 큰 사건사건들은 그들이 절대변하지않는 이기적 집단이며 듣고싶은 것만 듣는 생각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하게 하지않는다. 그럼에도 국민의 눈치도 보지않으면서 자신들이 말하는 것만이 옳다는 식의 발언은 국민들로 하여금 분노를 감추지 못하게 하였고 다시 선거날만이 다시 오기를 고대하고있다.

 

오늘 실검에 오른 "힘내세요 김이수"는 이와같은 맥락을 같이한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이런 검색어 자체가 웃기다. 이것은 흔히 문빠들, 달빛기사단이 만들어낸 용어다. 박근혜 태극기집회들에 대항해 만든 용어다라며 비아냥을 섞으신다. 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과연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즉 헌법재판소장이나 다름없는 권리를 행하는 헌법재판관에게 설령 헌법재판소장이 아니더라도 헌법재판관이신 분께 모욕감을 선사하게 하는 것이 옳은 가에 대해 묻는다.

 

어느 나라의 사람이 민주주의의 삼권분립을 그렇게 훼손할 수 있다하는가. 권한과 권리를 많이 갖게하는 것보다 분리와 존중을 통해 실행되어가는 민주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 나라의 시민으로써 우리는 그 축을 담당하고 계신 분께 존중은 커녕 모욕을 줘도 괜찮다고 이야기한다면 시민으로써의 자격이 과연 존재하는지 그 시민으로써의 가치가 저절로 생기고 누군가의 피와 누군가의 땀으로 이루어진 것을 부정한다고 생각한다.

 

비판과 날 선 정치는 격이 갖추어진 토론과 대화의 장 속에서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최소한의 소망이다. 부디 남은 국정감사에 대한 모든 사람사람들에게 당부한다. 제발 본인의 혹은 본인당의 홍보를 위해서 그렇게 하지않기를 바란다. 이미 져버린 국민의 마음에서 다시 불을 지피고 싶다면 적어도 그런 행동은 금해야한다는 것을 인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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